인도 배낭여행 열일곱 - 비샬의 정체 그리고 카주라호의 미투상

Travel/27, 인도 배낭 여행






"서원아, 나 너네 인도 친구 만났어!!"


"누구요? 오빠, 설마 비샬이에요?"


"어 맞아!! 비샬 대박이지?"

 

"헐...!!!!!!!!!........ 오빠 그놈 미친 스토커 사기꾼 인도 양아치에요!!!"


라는 말에 뭐지 하는 생각과 소름이 몸에 돋았다..


그 뒤로 폭풍 카톡을 주고 받으며 이야기를 나눴는데


내용은 이렇다.



오르차에서 우연히 만났고, 나때처럼 인도인 형이 있고 한국 대학교를 다니고 방학이라 여행을 다닌다고

 

사기를 치며 접근했다고 한다. 처음엔 별 문제 없이 친하게 지내다가

 

자기 집에 초대했다는데 뭔가 수상쩍어 가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점점 집착을 보이며, 여행지를 계속 따라다녔다고..


그리고 밤, 새벽, 낮 할 것 없이 문자 및 전화를 하고 어디냐고 묻고


말하면 따라오고 계속 반복.



무슨말을 해도 듣질 않으며 광적인 집착을 보였다고..


간신히 떼어놨지만, 계속 전화가와 결국 숙소주인이 경찰행세하면서 때어주셨다고 한다.



숙소주인말로는 바라나시 양아치이며 기차를 타고 떠돌다가, 외국인을 상대한다고 하는데..


그가 하는말들은 전부 거짓말이란다.



처음 우리에게 친형이 한국에 있으며 고등학생이라고 했었다고 말해주니, 


똑같이 말했고 다 뻥이라며.. 정말 깜짝 놀랐다.



이녀석이 소개시켜준 이 숙소도 의심스러워 졌고 빨리 숙소를 바꾸고 싶어졌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누나가 지갑을 도둑 맞았을 때 누나 앞에 있었던게 이녀석이였고,


경찰서에 갈때도 일부러 다른 방향으로 모르는 척 갔었던 것도 이녀석이였다.

 

 

이 사실을 남희누나와 어머니께 바로 알리고,

 

다음날 아침 일찍 체크아웃을 하고 숙소를 옮기자고 말씀드렸다.

 

 



 

 

숙소를 나서며.. 이 게스트 하우스 이름이 그린하우스 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넓은 정원도 있고 괜찮은 곳이라 생각했는데.. 왠지 여기 계속있다가는 뭔가 일이 터질 것만 같았다.

 

 

알고보니 어제 저녁에 남희누나에게 사기꾼 놈이 와서 술한잔 하자고 했다고 아침에서야 들었다.

 

갑자기 참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어제 저녁 먼저 바라나시로 떠난 병욱이의 조언대로 다른 숙소가 밀집되어 있는 곳으로 찾아갔다.


이른 아침이라, 거리는 한산하다.

 

얼마 걷지 않아서 다른 속소에서 체크인을 하고 짐을 내려놨다.

 

 

이와중에도 숙소를 저렴하게 잡으려고 주인과 흥정..ㅋ

 

주인은 다른 한국인에게는 말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한다.

 

 

 

 

숙소에서 짐을 풀고 잠시 쉬다가,

 

카주라호를 둘러보려고 밖으로 나섰다.

 

 

아침부터 무거운 배낭을 메고 나와 허기가져서

 

식사를 하는 것을 우선으로..! 뭘 하든 배는 든든 해야한다..!

 

 


 

 

식사를 하러간 곳은, 남인도 음식 전문점으로,

 

관광책에도 소개된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음식점 안은 인도인과 서양사람들이 많았다.

 

모닝 라씨와 여러가지 종류를 시켜먹었다.

 

 

어머니와 남희누나와 나는 음식을 고를 때 메뉴판보다,

 

다른 사람들이 시킨 음식을 유심히 살펴본다.

 

그리고 맛있냐고 물어보고.. 부족하거나 음식점이 다시 들르게 되면 그 메뉴를 시켜먹는다.

 

...ㅋㅋ 혼자 여행을 다녔다면 과연 이런 소소한 재미가 있었을까..?

 

 

배를 채우고 누나의 지갑 소매치기 사건 때문에 먼저 카주라호의 경찰서를 찾아갔다.


 

 

 

경찰서라 그런지 괜히 분위기가 차분한 것 같다.

 

그런데 인도 경찰들이 영어를 못해서.. 대화가 되지 않는다.

 

결국 앉아서 서로의 말만 30분 정도 했을까.

 

어떤 인도 여자가 와서 사건을 설명해주고, 경찰과 대화하더니

 

기차안에서 일어난 일은 카주라호 경찰서에서 할 수 없단다.

 

기차역의 경찰한테 가서 해결하는게 우리한테 좋을 것이라고 얘기를 한다..

 

결국.. 아무 소득 없이 발걸음을 뒤로 했다.

 

 

바로, 카주라호의 꽃.

 

모모 사원으로 구경하러 갔다.

 

서부,동부사원 나눠져 있는데, 카주라호와 아주 가까운 서부사원으로 향했다.


 

 

 

사원안은 공원처럼 깨끗하게 잘되어 있고, 넓다.

 

여기저기 파손되어 복구중인 사원도 보이고, 복원한 사원들도 눈에 보인다.


 


 

 

참 정교하게 잘 조각되어 있다.


 




사원안에 조각들을 잘 살펴보면, 말과 성행위를 하는 남성(?)을 찾아 볼 수 있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 사원들을 살펴보는데..


눈에 띄는.. 조각이 있었는데.. 바로.. 미투상이다..!







조각들이 참 적나라게 잘 묘사가 되어있다.

자이살메르에서 동쪽으로 돌고온 친구끼리 온 여자여행객들이,

우스겟소리로 약해약해~ 라고 했었는데..


상상이상이였다.. 부끄부끄..







어머니와 누나와 함께 사원을 돌아다니며 구경하는데,


멀리 낯이익은 모습이... 저녀석은...!?

바로 비샬이었다.


어제 모습을 그대로 하고 구경하는 척, 연기를 하면서 천천히 다가온다.


이미 이 사기꾼 녀석의 정체를 알고 있는 우리는

무시하면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며 구경을 하였다.


이놈은 자꾸 따라오며

"친구~친구~" 외쳐댄다.


그리고 어의없게..

자기 사진을 한장 찍어달란다.


철저히 무시했다.


그렇게 몇십분이 지났을까?

어느새 사라지고 없었다.


참 황당하지만, 무섭기도 했다.



카주라호의 서부사원군에서 가장 큰 사원인 칸다리야 마하데브 사원을 구경했는데,

가장 큰 사원인 만큼 미투상도 많고 성행위 조각도 다양했다.


이렇게 성행위를 하는 미투상이 사원에 있는 까닭은,


고대인도인들은 남성과 여성은 그 자체로 불안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이러한 불완전함을 보충해야했고, 섹스로 합일된 상태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완전한 상태라고 믿었다고 한다.


즉, 쾌락의 도구 이전에 완전한 인간으로 가는 일종의 방편으로 생각했다는 뜻이라고 한다.


그리고 미투상들은 사원전체에 새겨져 있는 것이 아니라,

북쪽과 남쪽에만 새겨져 있는데


이는 섹스는 해가 지나갈 때, 즉 낮에는 하면 안된다는 의미라고 한다.


또 전해내려오는 다른 이야기는 쉬바와 그의 배우 빠르바띠는

장장 10만년에 걸쳐 10만 8,000천여가지의 체위로 섹스를 했다고 한다.

그중 핵심을 골라낸 가르침이 바로 카마수트라라고...


그래서 카마수트라가 유명한 것인가!?ㅎ





그리고 사원 꼭대기에는 이처럼 조각이 되어있는데..

난 저 조각들을 보면서..

한국에서 먹은 아이스크림이 자꾸 생각났다..


이름이 빵빠레였던가..?!





정신없이 사원들을 둘러보고 저녁을 먹었다.

어머니와 남희누나와 함께 여행을 하니,

혼자 다닐때 생각지 못한 쇼핑을 참 많이 한다.


특히나 스카프를 엄청나게 많이 봤는데,

몇일 보다가, 친할머니,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께 드릴 리얼! 카슈미르! 즉

캐시미어 스카프 3장을 무려 3천루피에 구매했다.


이것도 흥정에 흥정을 거듭하여 구입한 스카프.. 인도에서 비싼 지출이지만

할아버지, 할머니께 드릴 선물이므로 구입했다.


나중에 한국와서 생각했는데, 나도 스카프좀 많이 사올걸.. 이런 생각을 했었다.


카주라호의 일몰...

너무 아름답다..






푸쉬카르에서도 못본 아름다운 호수 일몰을 여기서 볼줄이야..

너무 아름답고 고요해 한참을 바라봤다.





여행 중반이 넘어선 지금 난 인도 여행을 잘 하고 있는 것일까..?

한국에 있는 부모님, 민지, 친구들이 무척 그리워 졌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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