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배낭여행 열하나 - 푸쉬카르에서 갑작스럽게 찾아온 외로움

Travel/27, 인도 배낭 여행


 

어제 종합감기약을 먹고 자서 그런가,

 

아침엔 감기기운이 사라졌다.

 

 

방 밖으로 나왔는데, 하늘이 흐리다.

  






여기저기 둘러보는데, 어제 갔었던 템플과는 달리,

 

그 반대방향에 다른 템플이 눈에 들어온다.

 





 

푸쉬카르에는 두개의 신전이 있는데, 

 

이 두 신전은 서로 반대방향의 산 꼭대기에 지어져 서로 노려보는 느낌이든다.

 

실제로 이 두 템플은 서로 다른 여신을 섬기는 템플로, 브라마의 부인들의 사원으로 

 

이 두신전에 관해 얽힌 이야기가 있다.

 

 

오늘은 반대방향에 있는 사원으로 가기로 했다.

 




인도로 떠나는 날, 민지가 준 작은 종이가방에

 

우연히 머리카락이 있어 여행기간에 지갑에 넣어두고 행운의 증표로 가지고 다녔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무사히 돌아온 것이 아닐까?

 

 

우선 아침이자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메뉴는 어제 봤던 케밥같은 롤링난과 짜이 한잔.

 





생각보다 특이한 맛이 났다.

 

먹으면서 생각한 건, 안에 피클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길을 몰라 무조건 보이는 곳으로 걸어갔다.

 

걸어가는데, 중국에서나 볼만한 트럭이 짐을 넘치도록 싣고 가는게 아닌가..

 

우와.. 하면서 쳐다보는데 조수석에 탄 인도인이 쳐다보길래,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렸더니, 똑같은 제스쳐를 취해준다.

 






보이는대로 가다보니, 정상적인 길 같지는 않지만

 

사람이 올라간 흔적이 있어서 산을 타고 올라갔다.

 

  




올라가다 길이 아니여서 왔다갔다를 반복하다 결국 길을 찾아서 올라왔다.

 





어제 갔던 사원가는 달리 높이가 그리 높지 않아서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런데 사원자체는 그냥.. 버려진 집 같은 느낌?

 

보존 상태가 많이 좋지는 않았다.

 




 

여행자들끼리 모여서 즐겁게 대화를 나눈다.

 

세계 각지에서 모인 사람들이 편하게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

 

이런게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사원에서 본 푸쉬카르의 모습.

 

어제 갔던 사원보다 가깝고 낮아서 그런지 느낌도 약간 다르다.

 

 

어제 사원을 올라가며 배가고파서, 오늘은 인도과자를 사들고 올라왔었는데,

 

허기가 지기도 전에 올라와서 들고 내려갔다.




길을 따라 내려오는데, 인도아이들을 만날 때마다

 

내 손에 들려있는 과자를 달라고 한다.

 

 

아이들은 과자를 주지 않자 나를 놀린다.






숙소로 돌아와 누웠다.

 

 

문득 내가 이곳을 왜 왔나 하는 생각도 들고,

 

갑자기 외로움, 고독이 밀려든다.

 

 

혼자 여행은 장점이 있지만, 단점이 더 많은 것 같다.

 

혼자 여행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워서 아이패드를 가지고 놀다가, 카페에 들어가 이런 저런 정보를 나누다가

 

푸쉬카르에 있는 여행자 한분과 내일 점심을 함께 먹기로 했다.

 

 

오랜 시간 누워있어서 그런지 몸이 뻐근해 가트로 바람을 쐬러 나갔다.

 




 

 

하늘에 구름이 많이 껴서 아름다운 일몰을 보기가 어렵다.

 

푸쉬카르는 히피족들의 3대 성지 중 한곳이라고 하는데,

 

그 이유가 질 좋은 마리화나를 쉽게 구할 수 있다고 하기 때문이란다.

 

실제로 혼자 거리를 걷다 보면 마약 할거냐고 묻는 인도인들이 간혹 있다..

 

 

멍하니 가트에 앉아 있다보니,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 취업활동을 할 생각에

 

가슴이 답답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먼 여행을 떠나면 다 잊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델리나 자이살메르에서는 보지 못했던 원숭이들.

 

루프탑에 올라 그냥 바람쐬고 있다보면 집 옥상들을 뛰어다니는 이녀석들을 볼 수 있다.

 

 

왠지 오늘은 괜히 감성적이고 우울한 하루가 되었다.

 

 

우울해서 일까, 갑자기 고기가 너무 먹고 싶었지만,

 

푸쉬카르는 채식을 하는 마을이라 구할 수가 없었다.

 

 

너무 먹고 싶었지만, 결국 가이드북에 나온 유명한 파스타집을 찾아갔다.

 

 





무슨 메뉴가 이리 많은지..

 

인도에서 만난 친구 한명이 음식고를때 잘 모르겠으면,

 

그냥 이름이 제일 긴 것을 시킨다고 웃으며 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이름모를 파스타와 마운틴 듀를 시켰다.

 





생각보다 맛있었던 이 파스타는 우울했던 내 기분을 조금이나 덜어주는 것 같았다.

 

하지만, 레스토랑은 참 불친절했다.

 

 

숙소로 돌아가는 데, 이곳 푸쉬카르에도 

 

역시나 결혼식을 하는 곳이 있다.

 





야간에 하는 결혼 행진은 낮에 하는 것보다 좀 더 신비롭고 아름다웠다.


얼굴, 이름 모르는 신부와 신랑에게 행복을 빌어주고, 숙소로 돌아왔다.



오늘따라 맥주가 먹고 싶은 밤이였다.


방 옆으로 나와 푸쉬카르의 야경을 봤다.


저 멀리 어제 올라갔더 사원이 보인다.


밤에도 올라갈 수 있게 가로등이 있는 것 같지만, 밤에 가는건 위험해보인다.

 

 


 


왠지모르게 나를 감성적이게 만들었던 푸쉬카르.

 

여러 생각에 잠기게 했던 푸쉬카르는 내일을 마지막으로 아그라로 떠난다.